2008년 08월 21일
[최준석의 해외 프리즘] 아프리카는 왜 굶주리나
[최준석의 해외 프리즘] 아프리카는 왜 굶주리나
해외원조가 오히려 현 餓死의 원인
가까운 도로로부터 반 나절 거리에 있는 이 지역에선 7월에 비가 내리면서 여성들은 고구마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남자들은 튼튼한 소를 몰고 밭을 갈고, 통통하게 살진 닭과, 양, 숫소는 오두막 인근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얼핏 보아 풍족한데도 이 지역은 식량 부족으로 많은 아이가 죽고 있었다.
케르사 마을 위의 언덕에서 어느 날 아침 내내 여자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여자들은 대나무와 바나나 잎으로 만든 들 것이 놓여 있는 풀밭에 모여 있었다. 들 것에는 붉은 색과 청색의 담요로 싸인 작은 꾸러미가 있었다.
죽은 아이는 6살로 올 들어 케르사에서 굶어 죽은 첫 번째 아이가 아니었다. 배가 툭 튀어나오고, 닭 날개처럼 사지가 가느다란 주변의 어린이를 보면 그가 마지막 희생자가 아닐 것으로 보였다.
7월 중순까지 6주 동안 국제적인 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MSF)는 1만1800명의 에티오피아 어린이를 치료했다. 모두 심각한 급성 영양실조였다. 쿠예라 지역의 MSF의 천막 병원에서 1000명중 50명이 사망했다.
타임지 기자 두 명이 쿠예라에 도착한 날에도 어린이 네 명이 죽었고, 그 다음날 네 명이 또 숨졌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부모들 수 백 명은 체중과 키를 측정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병원 안에 있는 어린이들은 나이와 건상 상태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구분, 수용되어 있었다.
“정말 이상합니다”라고 MSF의 벨기에 출신 의사 장 드 캄브리는 말했다. “사방이 초록입니다. 하지만 여기선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습니다.”
쿠예라 지역 주변의 신록을 보면 잘못 생각할 수 있다. 이는 6월에 내린 비 뒤에 생겼다. 연중 이모작을 하는 이 지역에서 첫 번째 농사를 지어야 할 때에 맞춰 내려야 할 비가 늦게 왔다. 1~5월까지 밭은 가뭄으로 바싹 말라있고, 갈색을 띠었다. 단 한 번의 흉작은, 6600만명의 농민이 사는 에티오피아 전체를 인도주의적인 재앙으로 몰아가기에 충분하다.
기근(飢饉)이 올해 동 아프리카를 휩쓸었다. 강수량이 부족하고 식품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유엔은 1400만 명에 대한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대상 인원이 소말리아 260만 명, 케냐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다. 에티오피아에서는 460만 명이 위험에 처해 있고, 7만5000명의 어린이가 심각한 급성 영양실조를 앓고 있다.
근 4반세기전 대기근이 발생했을 때, 록 가수가 주축이 되어 국제적으로 기금을 모았던 ‘라이브 에이드’(Live Aid) 행사 이후 수 백 만t의 식량이 에티오피아에 밀려들어 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국제적인 관대함이 오늘날 위기 사태에 기여를 했는지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서 꾸준히 계속된 식량원조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을 구호 식량에 의존하게 만들었고, 에티오피아 내 식량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한 농업 기술 향상에서는 관심이 멀어졌다. 에티오피아의 사례는 굶주린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는 고기 잡는 기술을 가르치는 게 중요함을 보여준다.
유엔은 올해 에티오피아에 8억 달러(약8000억원) 이상을 원조한다. 식량원조가 4억6000만 달러, HIV/AIDS 치료를 위한 원조 3억5000만 달러다. 농업 발전을 위한 자금은 불과 700만 달러(약 70억원)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동 아프리카 코디네이터인 마파 치페타 씨는 “원조에 대해 완전히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건 긴급 지원이 아닙니다. 지속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데 우리는 실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양 정부들은 잉여 농산물을 소화시키는 시장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길 원하지 않는다. 원조를 받는 나라로서는 장기적인 식량 원조가 마약 중독과 같다. 식량 부족이 원조로 충당되는데 왜 귀찮게 새롭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에티오피아 농민들은 공짜 식량과 경쟁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노력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요한 농업 기술을 잊게 된다. 나라의 지도자는 국가 자원을 다른 곳에 쓴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군대를 갖고 있다.
왜 우리는 원조가 잘못되게 만들었나? 그건 원조가 옳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라고 타임지는 말한다. 타임지 기자는 굶주리는 사람은 처음에는 구호를 받아야 하나, 고기를 잡거나 농사를 짓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계는 다시 한번 에티오피아를 원조하러 몰려올 것이고, 구호의 손을 내미는 당사자들은 끝없는 원조의 악순환이란 고민에 빠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에티오피아는 한 가지 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2005년에 시작된 14억 달러 규모 5개년 프로그램에 따르면 730 만 명의 에티오피아인은 식량 원조가 없으면 살 수 없는 게 확인됐고, 이에 따라 도로와 관개와 같은 농촌 지역에 프로젝트를 만들어 그들에게 일자리를 줬다. 목숨을 구하는 한편, 생계 방편을 만든다는 의도였다. 프로그램은 서서히, 하지만 작동했다. 올해까지 “몇 천명”이 프로그램을 떠나서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기 시작했다고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한 서방의 경제학자는 말했다.
그런데 가뭄과 식량가격 폭등이라는 두 가지 충격이 가해졌다. 730 만 명 중 540 만 명이 갑자기 추가적인 식량원조를 필요로 하게 됐다. 교훈은 이렇다. 기근을 없애려는 최상의 노력 조차 값비싸며, 효과는 천천히 나타나고, 성공할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상은 한 미국 언론이 제기한 아프리카 문제 해결책 중 하나다. 세계를 보는 시야와 깊이가 우리와는 상상할 수 없이 다르다. 한국도 13위 경제 대국으로 보다 살기 좋은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기여를 좀 더 해야 하지 않을까? 경제적인 이익을 열심히 추구하면서, 인류에 봉사할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더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 by | 2008/08/21 15:32 | 아프리카 | 트랙백 | 핑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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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걸 생각하게 되네요;
정말 다같이 잘살기는 어려운길같아요;;(이렇게 멋진글을 읽고 이런 한심한 코멘트를-_-;)
마지막 문단이 참 인상깊었습니다.